'꿈의 빛'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립 본격화
- 작성일
- 2024-07-16KST10: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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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업비 1조원을 투입할 국내 최초의 ‘다목적(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건립사업’이 본격화됐다. 가칭 ‘오아시스(OASIS)’인 이 신형 방사광 가속기는 연내 시공사 선정 작업을 완료하고, 2029년에는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최신형의 거대한 ‘빛 현미경’을 통해 국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등극할 신약 및 첨단 반도체, 이차전지 기술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
15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목적방사광가속기사업단과 조달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늘(16일)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사업’ 발주에 앞서 건설사를 대상으로 비공식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건설사와 기본적인 설계 내용을 공유하고, 입찰자격 및 입찰방식, 사업부지 현장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준공 후 국가보안시설 지정이 유력시되는 만큼 사전 공개설명회 내용의 외부 유출을 막고자 참석자 전원의 재직증명서 및 보안각서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부지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 일대로 대지면적은 31만㎡에 달한다. 해당 부지에 800m 둘레의 ‘오아시스’를 포함한 연구동 14개가 안착할 예정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과학계에서 ‘빛 생산 공장’으로 불린다. 물질의 기본 입자인 원자 안의 전자 운동 에너지를 활용한 빛을 ‘방사광’이라고 부르는데, 이 방사광을 각종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원하는 파장에 맞춰 정확히 내보내는 장치가 바로 방사광 가속기다.
앞서 2009년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로 전 세계에서 약 1만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미국 스탠퍼드대가 운영하는 방사광 가속기가 바이러스의 단백질 결합 구조를 밝혀내며 곧바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진 바 있다.
또 일본은 방사광 가속기에서 나온 극자외선(EUV)을 통해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 분야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원자 구조를 알아보는 데도 방사광 가속기가 활용됐으며 식량 개발, 전기자동차 배터리 연구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1995년 포항에 세계에서 5번째로 방사광 가속기를 준공한 후, 2011년 3세대 원형으로 업그레이드했고, 2016년에는 4세대 선형 방사광 가속기를 추가했지만 폭발적인 기업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2020년 충북 오창에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건립을 결정했다. 포항에 있는 4세대 선형 가속기와 구분하기 위해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로 부르고 있으며, 이 가속기는 3세대 원형 방식보다 100배 밝은 빛을 내도록 설계됐다.
원형은 빛의 세기는 약하지만 다수의 빔 라인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동시 수행할 수 있고, 선형은 과학자가 원하는 맞춤형의 강한 빛을 내는 대신 1가지 실험만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현재 전 세계 70개의 방사광가속기가 운영 중이지만 이 중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는 미국과 스웨덴,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소수 국가에서만 도입됐다. 그 외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이 신축 및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2029년 도입되는 충북 오창의 ‘오아시스’는 800m 둘레의 저장링을 사용해 3GeV의 에너지로 전자를 가속하는 사양을 갖추는 게 목표다.
한편, 총사업비 1조787억원 규모의 ‘오아시스 건립사업’ 중 시설사업비는 3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건설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태영건설, DL건설, 계룡건설산업, 삼우건설, 배경산업개발 등이다. 실시설계가 완료된 만큼 8월에는 입찰공고가 나올 전망이다.